피터 황 "내년 한국경제 낙관적 전망…하지만 반도체 꺾이면"
September 2018
“한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에 달할 전망이다(세계은행). 철강, 자동차, 건설 등이 안 좋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가 잘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에서 보듯 반도체 산업이 꺾이면 한국경제도 어려워질 수 있다.”
피터 황(Peter Hwang) 미 자산관리업체인 스노든레인파트너스 시니어파트너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와 한국무역협회(KITA) 뉴욕지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2017년 미국·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한국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피터 황은 미 자산관리업계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몇 안 되는 한국계 고위 인사다. 삼성증권 뉴욕법인장을 거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자산관리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올해 8월 메릴린치 최고경영진들이 지난 2011년 설립한 자산관리업체인 스노든레인파트너스에 아시아권 고객을 담당하는 시니어 파트너로 자리를 옮겼다.
피터 황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내년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연준은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며, 점도표를 통해 내년에도 3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다”며 “하지만 최근 옐런 의장의 발언을 보면 연준이 내년에 2번 정도 금리인상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낮은 인플레이션 탓이라는 분석이다.
피터 황은 미국 경제가 확장되고, 실업률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증시가 상승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오르지 않는 현상에 대해 기존의 툴로는 신경제를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물가지수는 구성항목이 다르고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물가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이전 인플레이션 공식이 신경제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터 황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연준의 의장 교체와 관련,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지명자가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월가에서 걱정하는 하나는 내년부터 시장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벤 버냉키나 재닛 옐런 같은 쟁쟁한 경제학자가 아닌 변호사 출신 파월이 새로운 위기상황에 닥쳤을 때 잘 대처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라고 말했다.
피터 황은 글로벌 증시는 단기적으로 미국의 법인세 인하 기대감, 미 경제지표 호조, 중국경제의 내년 연착륙 등으로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내년 중반 이후 미국이 금리인상을 확대하고, 유럽이 유동성 중지 및 금리인상을 가시화하면 금융시장 혼란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도 자산축소 대열에 합류할 경우 글로벌 유동성 위기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피터 황은 “미국의 경우 채권투자시 개인소득세 55%를 내고, 주식배당금엔 15~20% 세금을 내고 있어 돈이 주식으로 몰리고 있다”며 “채권수익률이 3% 정도 돼야 돈의 흐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유망 투자분야로 정보기술(IT)과 바이오를 꼽았다. 그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시대를 주도하는 아마존 등 IT기업과 인구 노령화 등으로 중요해지는 바이오 업체들이 유망하다”고 말했다.